일상記/2022

이재명 후보의 경기지사 연임 도전을 기원합니다

클라시커 2022. 3. 15. 19:02

대선이 끝났습니다. 낙선한 이재명 후보의 거취에 대한 무성한 가운데, 벌써부터 올해 6월 1일에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습니다. 여세를 몰아 수도권을 제패하겠다는 예비 여당과 경기도는 사수하겠다는 예비 야당이라는 기사와 다른 후보와는 다른 이재명 후보의 낙선 후 잠행 행보를 칭찬하는 묘한 기사 배치를 보며, 이것이 대선을 이긴 그들의 다음 노림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그 국민에게 기실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거는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동시지방선거지만 지선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와 대통령을 뽑는 대선만큼의 관심도를 받지 못합니다. 중앙언론이 관심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쟁점도 많고, 선거구와 후보가 많은거야 그렇다손 칠 일이지만 그 지역에 사는 우리까지 그 지역의 정치인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건 마치 도둑에게 내 곳간을 맡기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입니다.

 

우리 지방자치제의 역사가 짧고, 아직까지 세정이나 행정력에서 중앙정부에 비해 한계가 많아 그 이름조차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은 정치인들이나 언론, 그리고 유권자들도 지방선거를 총선거나 대선보다 얕잡아 보는 이유긴 합니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법률과 대통령령을 통해 행사하는 권한은 세세할 수가 없어 결국 지자체의 조례에 위임하고 있고, 실제로 사람들이 체감할 정책들은 대부분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어려운 서민경제에서 훌륭하게 보조 역할을 수행한 지역화폐는 어떻습니까? 일반 신용카드와 다름없이 시장에서 사용될 정도로 활성화 시킨 것은 지자체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입니다. 지역화폐가 사용되기 전부터 지역화폐의 법적근거가 되었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관련한 법률은 매우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지류로 발급되고 관내 농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영업점에서만 판매되었고, 이에 사실상 쓰는 사람만 쓰는 수준의 결제수단에서 답보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왜 중앙정부는 손놓고 있었느냐. 이것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상품권이기 때문에 애초에 중앙정부가 활성화를 위한 일괄적인 가이드를 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함께했던 지난 4년간, 경기도는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니라 독립적인 광역지자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법률이 허락하는 시한까지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며 국정감사까지 받는 유종의 미도 거두었습니다. 누군가는 '대선 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경기도지사를 하느냐'며 흠잡고 얕잡아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사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광역지자체장의 역할은 이재명 후보가 꿈꿨던 대통령보다는 그 역할이 한정적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앞선 4년간 이재명 후보가 도지사로서 보여주었듯, 그 한정된 역할로도 도민의 삶은 충분히 나아질 수 있었습니다.

 

정치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저는 이재명 후보가 이 질문에 답하고, 다시 스스로를 유권자에게 처음부터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의 목적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너무 힘들지 않다면 다시 도전해 주십시오. 당신의 연임 도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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