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이 열렸다. 몇 명을 접대했는지, 누가 그 리스트에 들어있는지는 일부러 관심갖지 않는다. 절망 속에서 선택을 한 그를 다시 꺼내 부관참시하는 기분이어서다. 그런데 안팎으로 나도는 이야기를 보니, 그 부관참시가 너무나도 참혹해서 몇 가지만 생각을 공유하면 어떨까 싶다.
그에게 남은 것은 포르노그라피 뿐이다. 얼마나 많은 남자들은 몇 번이나 만족(!) 시켜주었는지를 궁금해한다. 겉으로는 점잖아서 그렇지, 정말 @XQ_ 님 말마따나 체위까지 궁금해 할 참이다. 일부 양식있다는 사람들은 그 리스트가 살아있는 권력과 가깝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전후관계는 따지지 않고, 이 권력은 부도덕한 권력이니 얼른 교체하는 것이 맞다고만 역설한다.
그런데 정말 이 문제 밖에 없나 싶다. 나는 이 문제에서 두 가지를 본다. 첫째로 불공정한 계약관행을 들 수 있겠다. 이 사건을 단순화하면, 반대급부를 미끼로 여성노동자를 착취한 일이다. 우리는 최근에 불공정한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소속사와의 일전을 감수하는 연예인들을 다수 목격하고 있다. 첫 한 두 번은 단순히 '계약 당사자 간의 감정문제'라 생각될 법도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 연예계에서도 '갑'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을'이 받아야 할 정당한 댓가를 뺏는 것이 공공연했던 모양이다. 이 사건 역시 언론들이 이 점에 주목하지 않았고, 본인이 이 문제를 어필하지 않았긴 했지만 이 역시 '갑'의 부당한 요구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이 사건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욕 충족을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그는 으레 비위사건에서 오가는 금품마냥 오갔다. 고시 합격자 중 여성의 비중이 어떻네 해도, 여전히 권력을 쥔 남성에게 여성은 남성의 성욕을 충족하기 위한 노리개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갑을의 관계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근대화한 문명국에서 있을 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추악한 권력에 분노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단순히 정권교체를 위한, 일부의 정략적 야욕을 위해 희생하자니 왠지 가슴 한 켠이 씁쓸하다. 나는 두 가지 밖에 보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거칠게 써서 미안하다. 막상 쓰다보니 정교하지 않은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 좀 더 생각하고 올릴 것을. 그래도 영민하신 몇 안되는 독자들께서 이 개떡같은 말을 찰떡같이 읽어주시리라 거듭 믿어본다.
그에게 남은 것은 포르노그라피 뿐이다. 얼마나 많은 남자들은 몇 번이나 만족(!) 시켜주었는지를 궁금해한다. 겉으로는 점잖아서 그렇지, 정말 @XQ_ 님 말마따나 체위까지 궁금해 할 참이다. 일부 양식있다는 사람들은 그 리스트가 살아있는 권력과 가깝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전후관계는 따지지 않고, 이 권력은 부도덕한 권력이니 얼른 교체하는 것이 맞다고만 역설한다.
그런데 정말 이 문제 밖에 없나 싶다. 나는 이 문제에서 두 가지를 본다. 첫째로 불공정한 계약관행을 들 수 있겠다. 이 사건을 단순화하면, 반대급부를 미끼로 여성노동자를 착취한 일이다. 우리는 최근에 불공정한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소속사와의 일전을 감수하는 연예인들을 다수 목격하고 있다. 첫 한 두 번은 단순히 '계약 당사자 간의 감정문제'라 생각될 법도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 연예계에서도 '갑'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을'이 받아야 할 정당한 댓가를 뺏는 것이 공공연했던 모양이다. 이 사건 역시 언론들이 이 점에 주목하지 않았고, 본인이 이 문제를 어필하지 않았긴 했지만 이 역시 '갑'의 부당한 요구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이 사건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욕 충족을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그는 으레 비위사건에서 오가는 금품마냥 오갔다. 고시 합격자 중 여성의 비중이 어떻네 해도, 여전히 권력을 쥔 남성에게 여성은 남성의 성욕을 충족하기 위한 노리개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갑을의 관계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근대화한 문명국에서 있을 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추악한 권력에 분노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단순히 정권교체를 위한, 일부의 정략적 야욕을 위해 희생하자니 왠지 가슴 한 켠이 씁쓸하다. 나는 두 가지 밖에 보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거칠게 써서 미안하다. 막상 쓰다보니 정교하지 않은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 좀 더 생각하고 올릴 것을. 그래도 영민하신 몇 안되는 독자들께서 이 개떡같은 말을 찰떡같이 읽어주시리라 거듭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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